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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셧다운 제도 적용 19세 이상 성인 게임 되나

푸른별빛 2021. 7. 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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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인크래프트에 관련된 흥미로운 뉴스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바로 19세 이상만 할 수 있는 성인용 게임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죠. 마인크래프트가 성인 게임이 된다니, 대체 게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마인크래프트에 생긴 19금 이슈, 지금부터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마인크래프트에 대해서

마인크래프트가 최초로 출시된 것은 2011년으로,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에 흡수된 당시의 모장 스튜디오에서 발매한 게임입니다. 채집을 기초로 해서 건축, 농사, 사냥 등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 특별한 목표가 정해져 있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힐링 게임으로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인터페이스 자체도 워낙 단순하고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다 보니 어린이, 청소년, 성인층 모두에서 특별한 호불호 없이 수많은 사람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으로 보시면 됩니다.

 

마인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의 수준이 아닌, 교육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기까지 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게임과 같은 플레이적인 요소 이외에도, 커스터마이징을 통한 창조가 가능하다는 부분이 주요한데요. 트위치나 유튜브 등의 방송을 보시면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수많은 맵과 게임이 창조되고 플레이되어 오는 건 많이 보셨을 텐데요. 심지어 얼마전 청와대와 크리에이터들이 협업하여 "마인크래프트 청와대 에디션"을 만들어 직접 플레이하는 영상도 있었죠. 그만큼 어린 나이일때부터 프로그래밍과 코딩을 경험할 수 있고 게임을 통한 사회성 향상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져 마인크래프트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력을 미쳐오고 있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대표-이미지
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의 19금화?

그런데 마인크래프트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마인크래프트의 문제는 아니고, 한국 셧다운제의 문제였죠. 이를 위해서는 마인크래프트의 계정에 대해 대략 아셔야 하긴 하는데,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마인크래프트는 자바 에디션과 베드락 에디션이라는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베드락 에디션"은 Xbox 계정(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을 이용하여 구매 및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이 Xbox 계정은 셧다운제가 적용되어 미성년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하나인 "자바 에디션"은 모장 스튜디오 계정을 사용하는데, 이 계정은 특별히 가입 및 플레이에 제한이 없어 미성년자도 자바 에디션으로의 플레이는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자바 에디션"에 사용되던 모장 스튜디오의 계정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으며, 반드시 Xbox 계정으로 연동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발표가 나오게 됩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대로 Xbox 계정은 미성년자는 사용할 수 없기 떄문에 계정 연동이 의무화되는 시점부터 성인만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당연히 엄청난 반발이 있었지만 전부 무시당했고, 결국 2021년 06월에 공지된 대로 Xbox 계정으로의 이전이 강제되면서 7월 중에는 대부분의 계정 이전이 완료되면서 기존 계정으로는 플레이가 불가능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일단 Xbox 계정을 성인만 가입 및 이용할 수 있게 된 원인이 셧다운제 떄문이죠. 셧다운제가 만 16세 미만의 0시~6시 사이의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국내 게임 업계의 경우 시스템 구축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전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하는 게임의 경우 특정 국가에 속한 특정 연령대의 가입자의 플레이를 일정 시간 동안 제한하고 부모의 동의에 의해 플레이의 중지 등을 할 수 있는 등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어렵죠. 그렇다고 서버 자체를 완전히 따로 구축하기도 애매한게, 한국의 셧다운제만을 위해 새로이 구축한다는 것은 기업의 운영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죠. 결국 세부적으로 다 따지기엔 너무 복잡하다 보니, 아예 미성년자의 가입 및 플레이 자체를 막아 셧다운제에 대응을 한 것입니다.

 

이 상황을 두고 셧다운제 자체가 문제냐, 아니면 어떻게든 시스템 상으로 해결하지 못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문제냐에 대한 생각이 드실 수 있겠는데요. 한국에서 셧다운제 법안이 2011년에 시행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셧다운제를 어기지 않기 위해 Xbos 계정의 가입을 제한한 것입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조치가 셧다운제에서 말하는 제한보다 더 넓은 범위를 적용한 것은 맞습니다만, 셧다운제 법안을 준수하기 위한 적합한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이 심야에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니까요. 그리고 국내 기업도 아닌 해외 기업이 한국만을 위한 완벽한 커스터마이징을 해서 유저를 배려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국 이 화살은 여성가족부와 정부, 국회로 돌아갔습니다. 청소년들이 밤에 게임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정부에서는 게임이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도를 낮추고 수면 시간을 줄이는 등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며, 결국 국회에서 법안이 발의 및 통과되어 버렸습니다. 21세기 들어 한국에서 발생한 법안 중 최악을 꼽으라고 하면 아무리 못해도 5위 안에는 들어갈 심각한 수준의 법안이죠. 셧다운제 이후 학업 성취도와 수면 시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상상 속에서 말도 안 되는 제한을 거는 소위 "K-법안"이 되어 버렸습니다.

 

셧다운제에 대한 재검토

이번 사태에 대한 여성가족부가 펼치는 논리는 황당한 수준입니다. 자신들은 미성년자가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적이 없으며, 이건 게임 회사가 시스템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죠.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는 수준이죠. 예를 들어 가위를 만드는 회사가 100여가지 색상의 가위를 만든다고 할 때, 정부가 찾아가서 다른 가위는 괜찮은데 파란색의 가위를 만들 때에는 자신들이 정해준 모양과 무게, 재료만 써야 하고 누가 사가는지 일일이 다 체크해서 기록해 두라고 한다고 가정하죠. 이 가위 회사는 차라리 파란 가위는 안 만들고 나머지 99개에 집중하겠다고 할 겁니다. 자신들이 법안을 통과시켜 놓고는 기업탓을 할 건 아니라는 거죠. 정부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의를 하겠다는 내용이 있지만, 결과는 암울해 보입니다.

 

이번에 제대로 이슈화 되면서 각종 커뮤니티와 인터넷, 심지어 국회에서도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이미 셧다운제의 개선 또는 폐지를 취지로 하는 법안이 논의된 후 실제 제출된 상태입니다. 과거에는 게임을 악의 축으로 취급하는 근시안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면, 현재는 게임이 가진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청소년에 대한 게임 제한은 부모의 재량에 따라야 하며, 정부가 간섭할 이유는 없다는 논리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일단 다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개인의 게임 플레이를 제한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사 사례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정부가 말하는 대로 게임이 안 좋은 영향력을 더 많이 가지고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면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셧다운제가 통과된지 10년이 지난 시점에 왔음에도 여전히 셧다운제를 검토 또는 시행하는 국가는 거의 전무한 수준입니다. 시행했다가 폐지한 국가들도 있죠. 국내에서도 이번 마인크래프트로부터 촉발된 논의를 통해 셧다운제가 어떻게든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는 보입니다.

 

결론. 셧다운제의 미래

이번 마인크래프트로 촉발된 사태의 핵심은 마인크래프트가 아닙니다.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이 되는 셧다운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음을 고쳐 먹고 만 16세 미만의 플레이를 0시부터 6시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마인크래프트 서버와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제2, 제3의 마인크래프트 사태가 계속 나타날 것이 뻔한 상황 속에서 억지로 문제 발생을 지연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셧다운제가 오히려 게임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청소년의 여가 활동, 사회 생활을 제한하기 때문에 헌법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셧다운제 해결을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결국 지금까지 셧다운제가 유지되고 있는 원인은 게임을 필요없는 것,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미 문체부는 게임을 E-Sports라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의 핵심으로 보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게임 대회가 개최되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시범 종목으로 지정되어 그 위상을 널리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게임 산업은 우리가 그렇게 좋아하는 K-POP보다 훨씬 높은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은 이미 나온지 오래되었습니다. 게임을 통해 청소년은 취미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사회성을 기르고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자립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개선, 그리고 셧다운제의 폐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방향성이라고 봅니다.

 

마인크래프트-성인인증-논란-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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