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를 출발하여 하코다테, 도쿄를 거쳐 오사카까지 이동하는 JR패스 전국판 여행의 일정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오사카로 이동해서 오사카 시내를 돌아보는 코스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오사카 근교의 교토를 돌아보는 일정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각 여행지로 가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 어떠한 여행 스폿을 갔는지를 바로 이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사카 근교의 여행지, 교토
교토는 과거 일본의 수도였던 곳으로, 그 역사가 무려 1,000년 이상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 지어진 수많은 유적지가 현재에도 보존 또는 복원된 형태로 교토 각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년 교토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은 바로 이 과거 유산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죠. 대표적으로 청수사, 금각사, 은각사 등의 사찰, 헤이안진구와 같은 신사, 니조성 등의 전통 성곽 등이 주요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과거 윤동주 시인이 공부를 하던 도시샤 대학이 바로 이 교토 시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시샤 대학 내부에는 윤동주 시비가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 여행객 중 일부가 이곳을 찾아 헌화를 하고 있죠.
교토는 오사카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오사카를 갈 때 반드시 들려야 할 곳으로 자리잡았죠. 교토로 가는 방법은 아래의 챕터에서 따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보통 여행객에게 교토라고 하면 교토 전역을 말하지는 않고, 교토역 인근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교토를 돌아보는데 보통 하루, 길게는 2~3일 정도 투자해도 볼거리가 넘칠 만큼 매력이 있는 도시이므로, 가셔도 결코 손해는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교토로 가는 방법, 교토 내 교통편
지금의 포스팅이 JR패스 전국판을 가지고 여행한 후기를 보여드리고 있으니, 가능 방법 역시 JR을 기준으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만약 JR패스가 없이 그냥 도쿄로 가신다고 하면, 한큐 투어리스트 패스 1일권(700엔)을 구매하신 후 왕복하시면 본전 이상이 뽑히게 되니 참고해 주세요.
JR패스로 가는 경우 오사카역, 신오사카역 등에서 출발하는 JR교토선 일반 열차를 탑승하시면 됩니다. 교토 방면으로 가는 신쾌속 열차는 전부 교토역에 필수 정차하고 일반 열차를 앞질러서 가기 때문에, 가장 먼저 오는 신쾌속 열차를 확인하고 탑승하시면 금방 도착하게 됩니다. 도쿄 방면으로 가는 도카이도 신칸센의 모든 열차가 교토 역에 필수 정차하므로 먼저 오는 도카이도 신칸센 자유석에 탑승하셔도 되긴 합니다(JR패스 전국판의 위엄).
교토 내에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거의 모든 관광객이 버스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교토의 핵심 여행지를 버스가 다 찔러주기 때문이죠. 애초에 노선과 배차 시간표를 여행객 방문 수요에 맞게 조정했을 만큼, 교토 버스는 여행객에 대한 의존도가 꽤나 있는 편이며 그에 따라 신경도 많이 쓰는 모습입니다. 교토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는 시영 버스, 게이한 버스, JR버스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버스 1일 승차권을 구매하시어 시영버스를 타고 여행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영 버스가 대부분의 여행지를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합니다. 최근에 일부 JR버스도 탑승이 가능하도록 변경되었으며, 료안지를 방문하시는 경우라면 JR버스가 한 번에 직행하는 노선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교토의 버스는 대부분 뒤로 타는 버스이지만, 최근 앞으로 탑승하는 버스도 있으므로 오는 버스의 상황에 따라 탑승하시면 되겠습니다.
버스 여행시 교토역에서 출발하여 시계방향, 반시계 방향 중에서 선택하면 됩니다. 시계 방향으로 돌면 금각사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 청수사(기요미즈테라)를 제일 먼저 가게 되는데요. 저는 이 때는 시계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으며, 금각사, 은각사, 헤이안진구, 청수사의 순서로 일정을 짰습니다. 교토의 주요 여행지간 노선버스 번호를 적어놓았으며, 아래는 반시계 방향 기준이므로 시계방향으로 도신다면 아래에서부터 거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버스 노선도 원본도 같이 첨부하였으니, 다른 갈만한 곳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같이 보시면 되겠습니다.
출발지 | 도착지 | 노선 버스 | 비고 |
교토역 | 기요미즈테라 | 86, 100, 106, 206 | |
기요미즈테라 | 헤이안진구 | 86, 100 | 도보 여행도 추천 (지온인, 야사카 신사 경유) |
헤이안진구 | 은각사 | 5, 32, 100, 203, 204 | |
은각사 | 금각사 | 102, 204 | |
금각사 | 니조성 | 101, 111, 204 | |
니조성 | 교토역 | 9, 50, 101, 111, 206 |
교토 여행 후기
이 당시에 오후 늦게 다른 일정이 있어서 니조성을 제외한 나머지 4곳(금각사, 은각사, 헤이안진구, 기요미즈테라)을 돌아보는 코스로 교토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각 스폿 별 대략적인 설명과 주요 사진들을 위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부 유적지이므로 지금과 다를 것은 없겠으나, 일부 배경 모습은 5년 전의 사진인지라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은 미리 알려드립니다.
금각사
원래 명칭은 로쿠온지이며, 전각 외부를 금으로 덮어 놓은 모습이 유명하여 킨카쿠지(금각사)라고 보통 많이 부르는 곳입니다. 일본의 사찰 계보에서는 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축 당시에는 무로마치 막부의 3대 쇼군이었던 아시카가 요시미츠의 별장으로 쓰였으나, 그가 죽은 이후에 절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유사한 명칭으로 은각사가 있으며, 교토 여행에서 이 두 곳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여행 스폿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금각사를 방문하는 목적은 바로 이 금으로 덮인 누각을 보기 위해서죠. 금각사는 400엔의 입장료가 필요하며, 입장시 입장권 대용으로 부적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금각사에 위치하고 있는 누각은 원형은 아니며, 1955년에 새롭게 복원된 형태입니다. 복원에 쓰인 금만 약 20kg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금각 내에는 부처의 사리가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와 같은 독특한 모양과 아름다움, 사찰의 역할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 1994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금으로 된 누각은 금각사 내의 연못(정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각도와 시간을 잘 맞춰가면 금각사가 햇빛에 반사되어 연못과 매우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보통 금각사 입구의 왼쪽 길 초입 정도에서 이 모습이 잘 보이는 편입니다만, 워낙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아 줄을 서서 찍어야 될 정도인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서 금 누각을 보셨다면, 뒤편에 있는 가벼운 등산 코스에 올라 위에서 금각사를 내려다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금 누각과 연못, 그리고 산의 나무가 어우러져 우아한 느낌을 더욱 끌어올려줍니다.
엄밀히 말하는 금각사는 금으로 된 누각을 빼면 특별한 것이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말해 금으로 된 누각 자체가 워낙 특별해서 이것만으로도 금각사를 가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곳이죠. 사진만으로는 완벽히 표현해낼 수 없는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건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건물 형태이다보니 그 점도 많이 언급되고 있죠. 금각사를 제대로 느끼시려면 해가 지는 시간쯤에 맞춰서 오면 좋기는 한데, 금각사 자체가 오후 5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일정을 너무 뒤로 잡아놓으면 아예 방문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은각사
원래 명칭은 지쇼지이며, 금을 입힌 누각으로 유명한 금각사에 대응되는 "은각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곳입니다. 무로마치 막부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금각사의 모습을 흉내 내어 건축한 것으로, 선종의 정신을 담아 고요하고 차분한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은각사의 누각은 원형에서 약간의 보수만 한 것이지만, 나머지 건물들은 불에 타 소실된 것을 에도 시대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금각사가 금으로 칠한 누각으로 유명한 만큼 은각사도 은으로 무언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은각사는 은박을 한 흔적이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저 금각사에 대응해서 지었기 때문에 은각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금각사가 금 누각 이외에 특별한 부분이 없다고 한다면, 은각사는 오히려 누각을 비롯한 사찰 전체가 정원처럼 구성되어 있어 오히려 돌아보기에는 더 좋은 곳이라는 후기도 많습니다.
은각사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하면 특이한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정원이죠. "가레산스이"라고도 불리는 이 양식은 불교의 종파 중 선종의 철학을 담은 것인데, 바위와 모래, 이끼를 이용하여 모든 것은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는 이념을 정원에 담아낸 것이라고 합니다. 이 모양은 료안지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정원을 꾸며놓은 것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꾸며놓은 정원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비교적 넓은 부지에 누각과 산책로, 연못, 정원 등이 어우러져 차분함을 느끼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습니다. 앞의 금각사가 관광지와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은각사는 정말 절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헤이안진구
헤이안진구는 1895년에 세워진 신사로, 일본의 건축물 치고는 색감이나 건축 양식이 화려한 형태로 적용되어 있어 특이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일단 내부 건물의 배치가 궁궐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매우 넓은 마당과 중앙에 위치한 큰 본전 건물, 그리고 건물 뒤로 다시 넓은 정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토리이 역시 상당히 큰 크기로 지어지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죠.
이와 같이 전체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헤이안진구는, 건설 당시 교토의 부흥을 기원하려는 목적이 있었기에 의도적으로 크게 지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교토는 전란과 천도로 인해 매우 혼란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건물을 크게 짓고, 교토(헤이안) 천도와 관련된 인물과 천황 등 의도적으로 신사에 모심으로써 상징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사이기 때문에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입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후 헤이안진구에서 기요미즈테라(청수사)로 가실 때 2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맨 위에 소개해 드린 대로 바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도보로 가는 방법입니다. 도보로 가시는 경우 중간에 지온인(사찰)과 야사카 신사를 들릴 수 있으며, 청수사의 유명한 거리인 니넨자카, 산넨자카를 올라가면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도보로 약 3km(3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인데, 어차피 중간에 스폿에 들려 돌아보는 것을 감안한다면 크게 무리가 되는 거리는 아니므로 한여름이 아니시라면 추천해 드릴 만한 코스입니다.
기요미즈테라
교토를 대표하는 여행 스폿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대부분 이 기요미즈테라(청수사)를 뽑을 것입니다. 헤이안 시대인 778년에 세워진 절로, 현재의 모습은 1633년에 재건된 형태입니다. 기요미즈테라가 유명해진 것은 절벽에 세워진 본당의 모습, 그리고 청수사라는 이름의 유래이기도 한 폭포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 청수사하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바로 이와 같은 모습일 텐데요. 절벽 아래로 나무를 십자로 맞춰 세운 모습,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본당의 모습으로 말이죠. 우선 본당의 지붕은 노송나무의 껍질을 얇게 떠 이어 붙인 것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방식입니다. 그리고 건물의 건축에 있어 못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확히 측정 및 제조하여 짜 맞추는 방식으로, 이는 다른 동양 건축에도 흔히 적용되는 것이기에 특별한 것은 아니긴 합니다.
다른 유명한 곳은 바로 폭포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입니다. 3갈래로 갈라져 내려오는데 각각 건강과 사랑, 학문의 테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꼭 2개까지만 마셔야 하며, 3개를 마실 경우 불운이 따른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물줄기 옆으로 줄을 서서 순서대로 물을 받아먹는 모습이 눈에 띄실 겁니다. 이 일화가 실제로 있던 말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는 하는데, 정확히 확인된 바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합니다.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가셔도 될 만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입장료는 400엔으로, 입구에서부터 걸어 올라가는 길이 꽤 긴 편이므로 편한 옷차림으로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양 옆으로 위치한 상점가(니넨자카, 산넨자카)를 보면서 천천히 올라가시는 것도 괜찮으며, 이곳에서 기모노 대여 체험도 가능합니다. 다른 교토의 관광지들보다 유독 사람이 더 많다 보니 올라가는 길에 치이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JR패스 전국판 여행기 중 교토 방문 후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교토에는 소개해 드린 곳들 이외에 료안지나, 아라시야마, 호류지 등 범위에 더 넣을만한 곳들이 많이 있어 스케줄을 고려하여 끼워 넣으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교토하면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곳이라, 과거와 현대가 잘 어우러진 느낌을 받으실 수 있어 시간을 내서라도 꼭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사카 시내에서 교통편이 나쁜 편도 아니고 교토 내의 대부분의 스폿이 버스로 충분히 이동 가능한 영역에 있기 때문에 이동이 전체적으로 편한 편에 속한 곳입니다. 오사카 근교 여행으로 이틀 정도를 빼서 하루는 교토, 다른 하루는 히메지, 고베 또는 나라 지역으로 이동하여 돌아보시는 일정을 짜시면 매우 무난하면서도 괜찮은 코스가 될 것입니다.
다음 후기에서는 히메지, 고베 여행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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