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ol-Light Diary

여행, 책, 게임 등을 기록하는 일기장

[사회일반]/[연예]

롯데 허문회 감독 경질, 과연 본인 만의 문제인가

푸른별빛 2021. 5. 12. 10:21
반응형

롯데 허문회 전 감독의 사진
출처 : 중앙일보 홈페이지(https://news.joins.com/article/24054551)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1일 허문회 감독을 전격 경질했습니다.

후임으로는 현재 2군 감독을 맡고 있는 서튼 감독을 콜업하여 사령탑으로 임명했는데요.

 

롯데 구단은 서튼 감독이 보여준 2군에서의 운영 능력과 철학이 훌륭했으며,

경기 운영과 팀의 방향성 개선에 좋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단순히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었다는 사실이 아니죠.

일단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볼까요?

 

# 허문회 감독의 문제?

허문회 감독이 롯데와 계약을 맺은 시점은 2020년 시즌 시작 직전이죠.

3년의 장기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와 팬이 보기에 허문회 감독의 선수 기용에 있어

꽤나 심각한 문제가 보인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지나칠 정도의 선수 고집이 화두가 되었죠.

올해만 봐도 손아섭 선수를 계속 기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는데요.

물론 이 방법은 잘만 마무리되면 좋은 기용이었다는 분석으로 남겠지만,

대부분은 시간만 낭비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 사실이니깐요.

 

그리고 부진이 장기화되는 경우라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죠.

바로 2군 제도라는 좋은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선수들이 부진, 장기 레이스에 따른 피로도 가중 등 문제를 느낄 경우

2군에서 활동하며 폼을 끌어올리거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2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1군에 출전시켜 기회를 부여하고

1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게 바로 "선수 발굴"이 되는 거죠.

아마도 롯데 구단이 기대한 모습은 바로 이것이었을 겁니다.

이 때문에 "구단과 감독의 방향성 차이"가 경질 사유로 언급된 것이기도 하고요.

 

1군 무대는 경험치를 쌓는 것으로 끝나는 곳이 아닙니다.

무조건 "보여줘야 하는 자리"인 거죠.

수많은 선수들이 왜 아마추어에서, 2군에서 절치부심하고 있겠어요.

바로 1군에 서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싶어 하기 때문인 것이죠.

 

솔직이 한 주 정도는 그 선수의 컨디션이 정말 안 좋고 운도 없어서

성적이 안 나올 수 있다고 치죠.

오히려 이렇게 짧은 기간도 기다리지 못하고 선수를 교체해 버리게 되면

팀의 호흡이 중요한 야구에서는 악영향이 될 것이 뻔합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지금처럼 월, 아니 연 단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감독은 과감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계약 3년 중 2년도 마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 롯데 프런트의 문제?

그러면 이번에는 롯데 구단 쪽의 이야기를 해 볼까요?

롯데는 감독의 무덤이라는 이야기는 꽤나 예전부터 나왔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을 시작으로 양승호, 김시진, 이종운, 조원우, 양상문, 허문회 감독까지

모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롯데와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하고 말았죠.

감독의 역량이 부족하고 팀의 미래에 도움이 안 된다면,

특히 팀의 분위기를 해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면,

프런트 입장에서는 빠르게 교체 카드를 선택하는 것은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어떻게 한 번을 제대로 못 채우고 다 감독을 내보내는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프런트에서도 반성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롯데 프런트가 유독 성적에 따른 감독직 역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이럴거면 차라리 1년, 2년 단위의 단기 계약을 하는 게 나아요.

이렇게 하면 감독 입장에서도 짧은 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성실히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감독 잔혹사 속에서 감독들은 감독들대로 마음 고생만 하다 떠나고,

프런트는 뭐만 하면 바꾸냐는 비아냥을 지겹게 듣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근 10년 동안 감독이 계속 바뀔 정도로 만족을 못하는 상황이라면,

애초에 감독을 잘 뽑았어야 하냐는 비판도 가능하죠.

결국 감독은 프런트 쪽과 구단주 측에서 뽑는 건데

자신들이 뽑아놓고 자신들이 못한다고 내보내는 건

애초에 감독 선임부터 잘 수행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되거든요.

 

 

# 과연 앞으로의 상황은?

이는 최근의 프런트 중심의 운영이 점점 영향이 강해지고 있는 현 상황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겠는데요.

프런트 야구라는 건 단장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고 이끈다는 표면적 의미가 있죠.

선수의 운영 방향성, 선수 영입, 경기 분석, 데이터 제공 등을 주로 맡는데요.

현재 새롭게 서튼 감독이 임명된 상황에서 앞으로 롯데 야구단 역시

철저히 프런트 중심의 야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프런트 측에서는 이와 같은 요구를 서튼 감독에게 할 것이고,

서튼 감독은 세부적인 운영을 하는 과정 중에 이러한 점을 참고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감독과 프런트의 방향성이 달라 문제가 되었다는 말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제는 현재 롯데의 단장인 성민규 단장 역시

그 책임을 절대 피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즉 감독 책임으로 어떻게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본인이 책임 역할을 제대로 맡을 각오로 나온 것이죠.

 

 

# 마치며

오늘 5/12일 오전 기준, 롯데는 12승 19패로 최하위 10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퓨처스도 7승 3무 12패로, 남부리그 꼴등입니다.

 

양쪽 모두 꼴등인데 감독이 잘못했냐, 프런트가 잘못했냐는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둘 다 못한거죠.

감독은 감독대로 운영을 잘 못한 것이고,

프런트는 프런트대로 현장 지원을 못했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반등하지 않으면 올해도 "엘롯기"는 또 다시 하위에서 만날 수도 있습니다.

최근 LG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인데, 기아와 롯데는 좀 불안불안한 상황이잖아요?

어떤 방법으로든 롯데 팀에게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방향으로

잘 개선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