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는 서일본 내에서 교통의 요지라고 불립니다. 규모로만 보면 신오사카역, 교토역이 더 크겠지만, 여러 노선이 갈라지는 기점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오카야마에서 가볼 만한 곳들을 소개해 드리고, 서일본 지역 여행에서 오카야마를 경유하는 타 지역 여행 추천지도 같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오카야마는?
왼쪽에는 히로시마, 오른쪽은 효고현과 맞닿아있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관광 측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오카야마 성, 고라쿠엔, 쿠라시키 3곳 정도가 주를 이루고 있어 여행지로써의 메리트가 큰 곳은 사실 아닙니다. 다만, 오카야마는 교통의 요지라는 측면에서 다른 도시로의 여행을 위한 중간 경유지로써의 역할이 상당히 강합니다. 이 때문에 오카야마에 경유하여 위에서 소개한 곳들을 둘러보는 당일치기 여행이 많이 추천되고 있죠.
오카야마의 왼쪽으로는 히로시마, 야마구치, 하카타 방향으로의 신칸센이, 오른쪽으로는 고베를 경유하여 신오사카, 교토 방면으로의 신칸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위로는 돗토리현이 맞닿아 있는데, 사구로 유명한 돗토리시, 목장과 우유로 유명한 호키타이센, 미즈키 시게루 로드와 하나카이로가 위치한 요나고시 일대로 갈 수 있는 특급 열차가 오카야마 역에서 출발합니다. 한편, 시코쿠 지방으로 갈 때에도 상당히 중요한 곳인데, 철도로 시코쿠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무조건 오카야마 역을 경유하여 세토대교를 건너가야만 합니다. 오카야마를 출발하는 열차는 시코쿠의 다카마쓰, 고치, 마츠야마 등으로 향하게 되죠.
바로 이점이 오카야마가 여행지로써의 위상이 아주 높지는 않음에도 계속 국내에서 언급이 되고 있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어차피 지나가야 하다 보니, 잠시 경유하여 오카야마의 가볼만한가볼 만한 곳들을 몇 군데 돌아보자는 의도가 강하죠. 그리고 나름 소개해 드리는 곳들이 가볼 만한 수준의 이름값과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볼 게 없는데 굳이 억지로 찾아가는 느낌을 받지는 않으실 거예요.
오카야마에서 가볼 만한 곳
이번 포스팅은 오카야마로 오는 교통수단보다, 가볼 만한 곳들을 우선 소개해 드릴께요. 아무래도 타 지역으로의 이동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맨 뒤로 미루어 두고 자세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오카야마에서 가볼만한 곳들은 각자 선호도가 있겠지만, 오카야마 성, 고라쿠엔, 쿠라시키 지구 3군데 정도는 거의 빠지지 않고 공통분모로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 3곳을 위주로 소개해 드릴게요.
고라쿠엔
일본 3대 정원(겐로쿠엔, 카이라쿠엔, 고라쿠엔) 중 하나로 꼽히며, 정원 분야에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이 생긴 것은 약 300년 전으로 다이묘의 정원으로 사용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전체 넓이는 약 13헥타르에 이르며, 정자, 연못, 다원, 수로 등의 구조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정원 곳곳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산책하듯이 고라쿠엔을 돌아볼 수 있는데, 넓이 자체도 넓고 곳곳에 볼만한 포인트들이 많아 2~3시간 정도는 잡고 차분히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원 안에 위치한 정자에서는 다도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식당과 카페도 한 편에 마련되어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아주 적합한 곳입니다.
고라쿠엔의 입장료는 410엔이며, 뒤에 소개할 오카야마 성 통합 입장권이 580엔이므로 무조건 이 티켓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고라쿠엔은 오카야마 역에서 걸어서 가면 약 30분 가까이 소요되어 가능은 하지만, 저는 오카야마역에서 출발하는 순환버스를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라쿠엔 셔틀버스는 오카야마 역을 출발하여 중간에 현립미술관을 경유, 종점인 고라쿠엔까지 운행합니다. 1회 탑승 100엔으로 상당히 저렴하며, 편도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배차 간격도 30분 정도 단위로 유지되고 있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버스 탑승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버스 시간표는 아래와 같으며, 일자에 따라 막차 시간이 다르니 참고해 주세요.
오카야마역(1번 정류장) 출발 (고라쿠엔 방향) |
09:15~17:15(매시 15분, 45분 출발) (3/20~9/30까지는 17:45 18:15 추가 운행) (5월, 8월 ,11월의 특별 축제 기간에 한해 최대 21:45까지 추가 운행) |
고라쿠엔 출발 (오카야마역 방향) |
09:28~17:28(매시 28분, 58분 출발) (3/20~9/30까지는 17:58 18:28 추가 운행) (5월, 8월, 11월의 특별 축제 기간에 한해 최대 21:58까지 추가 운행) |
오카야마 성
오카야마 성은 일본 100대 명성 중 하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최초 건립 시기는 1597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검은색의 외벽으로 인해 우조성(까마귀 성)이라는 별칭도 붙어 있다고 하네요. 다만 지금 오카야마 성에 세워진 천수각은 화재로 전소된 후, 1966년에 새로이 재건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천수각 내부는 과거 원형의 성 모습이라기보다는, 의상 및 가마 체험이 가능한 전망대로써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오카야마 성은 9시부터 17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320엔입니다. 바로 앞에 소개했던 고라쿠엔과의 통합 입장권이 580엔에 판매하고 있어 이 티켓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고라쿠엔 출구 중 한 곳은 아예 오카야마 성 방향으로 나 있으며, 출구 앞에 성으로 가는 다리가 놓여 있으니 이 다리를 건너가시면 바로 오카야마 성까지 가실 수 있어 편리합니다. 오카야마 성까지 돌아보신 후 다시 고라쿠엔 방향으로 돌아와 순환 버스를 탑승하시면 됩니다.
쿠라시키
쿠라시키는 오카야마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오카야마 방문 시 같이 돌아보시면 좋습니다. 일단 이곳은 국가 주요 건축물 보존 지역으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 전통 건물이 많이 들어서 있습니다. 과거의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운데, 현대적인 느낌의 식당, 소품샵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신구의 조화가 아주 잘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죠. 경치가 워낙 예쁘다 보니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며, 또한 일본인 커플이 야외 웨딩 사진을 찍는 모습도 간간히 보실 수 있습니다.
기모노, 유카타 대여가 가능하므로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쿠라시키 일대를 흐르는 강가(수로)를 따라 배를 타고 순회하는 체험도 인기인데요. 전통 방식의 나룻배에 뱃사공이 노를 저어 운행하고 있으며, 쿠라시키에 대한 소개를 곁들이므로 일본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시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거예요.
오카야마 역에서 하쿠비선(니미 행, 빗추타카하시 행), 산요 본선(미하라 행, 이토자키 행, 후쿠야마 행) 열차를 타고 약 15분 정도 가면 쿠라시키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1시간에 4~5대 정도 배차가 되고 있어 기차를 오래 기다리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쿠라시키 역에서 전통 가옥이 위치한 미관지구까지는 도보로 약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미관지구 곳곳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이 있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는 투자하시는 것이 좋으며, 미관지구에서 역으로 돌아올 때는 상점가를 따라 걸어오시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으실 거에요. 쿠라시키역 뒤편으로 나가시면 큰 규모의 아울렛도 있으므로 쇼핑을 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떠나자
오카야마는 위에 소개드린 3곳 정도만 보면 다 보셨다고 할 수 있죠. 하루를 투자하면 일정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오카야마 여행을 하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소개해 드릴 부분은 오카야마 주변의 가볼 만한 곳들에 대한 것입니다. 각 지역별 자세한 정보는 추후 각 지역별 소개에서 다시 해 드리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큰 틀에서만 간단히 소개만 해 드리고 이동하는 경로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시코쿠(다카마쓰, 고치, 마츠야마 등)
오카야마에서 출발하는 시코쿠행 열차는 세토대교를 건너 시코쿠의 각 지역으로 운행하게 됩니다. 크게 다카마쓰(쾌속열차 마린 라이너), 고치(특급열차 난푸), 마츠야마(특급열차 시오카제)로 나눌 수 있죠. 오카야마가 시코쿠로의 여행에서 중요한 이유는 바로 세토대교가 시코쿠로 들어가는 유일한 철도 노선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JR패스를 이용하여 시코쿠로 들어가는 경우라면 오카야마 역의 경유가 필수적입니다. 열차는 1시간에 1~2대씩 꾸준히 배차되고 있어 시간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돗토리현(돗토리, 요나고), 시마네현(이즈모)
오카야마 역이 또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산인 지방으로의 철도 교통에 있어 핵심이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산인 지방은 돗토리, 요나고, 이즈모 등의 지역을 말하는데요. 동해와 맞닿아 있는 해당 지역은 인구가 타 지역에 비해 많지 않아 교통 인프라의 투자가 잘 되지 않는 곳입니다. 그래도 오카야마 역에서 출발하는 특급 열차는 비교적 높은 빈도로 운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실상 이곳들로 가는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죠.
요나고시를 거쳐 이즈모까지 운행하는 특급 야쿠모는 2시간에 1대 정도, 치즈 시를 거쳐 돗토리 역까지 운행하는 특급 슈퍼 이나바 역시 2시간에 1대 정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요나고와 돗토리는 2~3일 정도를 잡고 같이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어느 곳을 먼저 돌아볼지 정도의 차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실제로 두 열차의 소요 시간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히로시마, 야마구치, 후쿠오카 방향
무엇보다 오카야마 역은 신칸센이 전 등급 필수로 정차하는 곳입니다. 도쿄나 신오사카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오카야마 역을 경유, 히로시마, 고쿠라, 하카타역까지 운행하며, 일부 큐슈 신칸센으로 들어가 구마모토와 가고시마까지 운행합니다. 어느 곳 하나 놓치기 아까운 여행지들이 즐비한 구역이기 때문에 서일본에서 발행하는 JR패스를 활용하여 해당 연선 상에 위치한 히로시마, 야마구치, 후쿠오카 등을 돌아보는 여행 일정을 많이 잡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산요 산인 패스를 활용하여 오사카, 와카야마, 고베, 오카야마, 히로시마, 야마구치, 후쿠오카를 전체적으로 돌아보는 코스가 제일 좋았는데, 이 코스의 경우 사전에 오사카와 고베, 후쿠오카 정도는 다녀온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오사카, 교토 방향
반대로 동쪽으로도 신칸센이 운행하고 있으며 고베, 오사카를 거쳐 나고야, 도쿄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사실 오카야마 공항이 영업을 하고 있고 대한항공에서 주 5회 정기 편을 운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 방법으로 오는 경우는 많지 않죠. 그러다 보니 오카야마로 여행을 오시는 대부분은 오사카 간사이 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신칸센으로 오카야마로 접근하게 됩니다. 오사카 근교 여행의 개념으로 오카야마를 묶어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 관점에서 가장 추천드리는 방법은 간사이 와이드 패스(5일권, 10,000엔)를 활용하는 것인데요. 오사카를 중심으로 위로는 아마노하시다테, 돗토리, 왼쪽으로는 오카야마, 다카마쓰, 아래로는 와카야마, 시라하마, 오른쪽으로는 교토까지 커버하고 있습니다. 처음 오사카를 여행하신 후, 오사카 근교 여행을 해 보실 목적이 있으시다면 이 패스로 시작하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오사카에서 일정을 끝내셔도 되고, 패스 범위의 동쪽 끝인 마이바라까지 패스를 활용한 후, 이후 구간에서 약간의 운임을 지불하고 나고야로 넘어가서 나고야에서 출국하는 방법도 있을 만큼 사용 방법이 무궁무진한 패스이면서 가성비도 좋습니다. 이 방법은 나중에 오사카 근교 여행이라는 테마로 따로 소개를 해 드릴게요.
마치며
지금까지 오카야마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아무래도 오카야마의 가볼 만한 곳이 폭넓은 것이 아니고 다른 지역과의 연계 여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주로 근교로의 이동을 테마로 소개를 해 드리게 되었는데요. 오카야마 주변의 다른 곳들도 같이 여행 코스에 포함하여 다양하게 돌아보시는 일정을 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카야마 공항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오카야마 공항에는 대한항공의 국제선이 주 5회 취항하고 있으며, 도착 시간도 오전 10시경으로 크게 나쁘지 않은 편성이긴 합니다. 그리고 가격이 다른 대도시로 가는 항공편에 비해 크게 비싸지도 않아 우회 루트의 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었던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사카로 LCC 항공편이 많이 뜨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많이 사라진 것이 맞습니다. 보통 오카야마로 가는 대한항공 항공편은 20~30만 원 대에서 운임이 결정되는데,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LCC가 경우에 따라서는 10만 원 미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굳이 오카야마 공항으로 가지 말고, 간사이 공항으로 입국해서 오카야마를 중간에 경유하라고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예외는 있는데요. 오카야마로 입국한 후 돗토리, 요나고, 이즈모시를 돌아보는 일정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JR서일본에서 판매하는 산인-오카야마 패스(4일권, 4,580엔)를 이용해서 오카야마와 산인 지방을 돌아보는 일정을 짜실 수는 있습니다. 이 패스만큼은 가성비 패스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나름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 중에 하나이긴 하죠.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릴 지역은, 사실상 오카야마 지역 소개에서 절반 정도의 지분은 차지했던 산인 지방, 돗토리 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돗토리현은 돗토리시, 요나고시, 사카이미나토 등 크게 3곳 정도로 나누어 소개해 드릴 예정이며, 여기에 요나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시마네 현의 이즈모 지역까지 묶어서 한 번에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한국 여행객들이 상대적으로 덜 찾는 곳이기도 하고 워낙 지역이 넓어, 다음 포스팅은 상당히 긴 내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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