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기는 2019년 12년에 일본 여행 당시 야마구치현을 당일치기로 다녀온 후기입니다. 보통 흔히 가는 야마구치 여행지로는 쓰노시마교, 이나리 신사, 아키요시다이, 유다 온센은 제외하고, 오늘은 호후텐만구와 토키와 공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야마구치 역 근처에 위치한 루리코지 5층 탑까지 다녀오는 코스로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하카타역을 출발하여 각 지역으로 가는 경로를 각 스폿 별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호후텐만구
호후텐만구는 야마구치현 호후시에 위치한 신사로, 키타노텐만구(교토), 다자이후텐만구(후쿠오카)와 함꼐 일본의 3대 텐만구로 불리고 있습니다. 텐만구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신사를 말하는데, 이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대충 이렇습니다. 이 "스기와라노 미치자네"라는 인물은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 낮은 신분에도 그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관직에 올랐으나, 반대 세력의 견제로 인해 좌천된 후 생을 마감하였는데요. 이후 기이한 일이 계속 발생하고 그를 견제했던 세력이 요절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그의 원혼을 달래는 노력을 하였고 100년이 지나서야 안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원혼이 아닌 학문의 신으로 그 위상이 바뀌었고, 지금까지도 그것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 일본 전역의 텐만구는 학문의 신으로 불리는 "스기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고 있기 때문에 매년 수많은 참배객이 찾아 기원을 드린다고 하네요.
이 호후텐만구는 904년에 세워졌으며, 현재 일본의 중요문화재로도 지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정말 많은 참배객들이 찾고 있는데요. 매년 8월 5일은 텐만구가 모시고 있는 "스기와라노 미치자네"를 기념하는 탄신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오전부터 큰 규모의 축전을 진행하며, 야간에는 불꽃놀이까지 펼치기 때문에 상당히 붐비는 곳입니다.
호후텐만구 후기
호후텐만구는 호후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1.7km, 약 20분)에 있습니다. 호후 역 주변에는 이온몰을 비롯해서 나름 번화가이기는 한데, 그래도 일반적인 도시에 비하면 도심이 넓은 편은 아니고 조금만 걸어가면 금방 이와 같은 골목길 느낌이 드는 곳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옛날의 호후시는 나름 거점도시의 역할을 하면서 꽤나 번화한 곳 중 하나였지만, 야마구치시로 중심 기능이 많이 넘어갔고 결정적으로 산요신칸센이 정차하지 않게 되면서 지금은 그냥 일반적인 도시의 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호후텐만구 이외에 모리 박물관, 쿠와노야마 공원 등이 위치하고 있으므로 호후시만으로 당일 치기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는 다음 일정이 있어 이번에는 호후텐만구만 방문하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앞에 보이는 게 호후텐만구의 가장 밖에 위치한 토리이예요. 바로 옆에는 호후 텐만구라고 적힌 비석도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호후텐만구가 많이 알려진 건 2017~2018년에 진행했던 코난 패스가 이곳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호후텐만구에서는 추리 힌트와 기념품을 제공했었죠. 이후로 코난 패스는 종료되었지만 야마구치현 방문 시에 나름 가볼 만한 곳 중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죠.
저는 워낙 이른 시간에 갔기 때문에 내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기는 했지만 말이죠. 아, 그리고 호후텐만구는 3~4월 경에 오시면 홍매화가 잔뜩 핀 모습을 보실 수 있다고 해요.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 온 천지에 꽃이 가득해서 정말 아릅답더라고요. 호후텐만구 내부는 천천히 돌아보신다고 해도 1시간 정도면 다 보실 수 있을 정도니 첫 코스로 산책 겸 가볍게 가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호후텐만구 가는 방법
저는 하카타역에서 이동을 했기 때문에 그 경로를 기준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동하시는 경우 구글맵 등을 활용해서 따로 검색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선 하카타역에서 신야마구치 역까지는 신칸센으로 이동합니다. 신야마구치 역은 모든 신칸센이 정차하지는 않으므로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시기 바라며, 하카타역 기준 신야마구치로 가는 열차는 1시간에 2~3대 정도 배차되어 있습니다.
이후 신야마구치 역에서 호후역까지는 산요본선 재래선 열차로 이동하면 되는데요. 신야마구치역에서 이와쿠니 방향으로 가는 모든 열차가 호후 역에 정차하므로 오는 것을 바로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다만 이 구간은 1시간에 1대, 출퇴근 시간에도 1시간에 2대만 올 정도로 배차 간격이 좋지 않은 곳이므로 미리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열차 시간은 아래의 야후 재팬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역명에 알파벳 또는 한자, 히라가나 등을 입력하여 조회하시면 되겠습니다.
토키와 공원
토키와 공원은 야마구치현에 위치한 대표적인 공원 중 하나로, 호수인 토키와호를 둘러싼 형태로 조성되어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토키와 공원이 속한 우베시는 야마구치 우베 공항이 위치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한 때 에어서울에서 직항 편을 운행하기도 한 곳이죠. 공항이 열차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어 입국 직후 또는 출국할 때 많이 들르는 곳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원래는 공원을 중심으로 조각 작품이 메인인 곳이었으며, 이후 동물원도 2016년 개장하여 가족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테마파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를 사육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이외에 펠리컨 등의 조류도 많이 기르고 있습니다. 토키와 식물원으로 오시면 다양한 열대식물과 선인장 컬렉션도 보실 수 있으며, 이는 서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하네요.
토키와 공원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동물원 입장료는 별도로 500엔이 부과됩니다. 그 외의 어트랙션 이용 시 개별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공원은 연중무휴이며, 유원지 지역(어트랙션), 박물관, 동물원은 매주 화요일에 휴무를 진행하고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이후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신 경우 아래의 토키와 공원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토키와 공원 후기
토키와 공원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저는 JR열차를 이용해서 이동했습니다. 현재 토키와 역은 이용 인구가 많지 않아 무인역으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토키와 역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하면 토키와 공원에 도착할 수 있으며, 도로 바닥과 표지판에 경로 표시가 되어 있어 찾아가는 길이 어렵지는 않으실 거예요.
토키와 공원은 사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공원입니다. 대신 거기에 어트랙션과 조각 작품 전시, 동물원, 식물원, 박물관 등의 시설을 더해 일종의 테마 파크처럼 규모를 확장한 것이죠. 그래서 주변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 이용되기도 하고, 가족 단위나 커플 여행객의 여행 스폿으로도 많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토키와 공원은 토키와 호수를 아래에서부터 둘러싼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뭔가 대단한 풍경은 아니긴 하지만, 호수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면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열대 식물도 중간에 하나씩 보이는 걸 보니, 이곳도 여름에는 꽤나 더운 곳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제가 토키와 공원을 가게 된 목적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조각 작품 때문이었습니다. 조각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을 아예 조각의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요. 여기를 포함해서 안 쪽의 전시관까지 최신 또는 기존의 UBE 비엔날레(일본 조각 전시회) 작품을 볼 수 있어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 작품마다 설명이 적혀 있기는 한데, 아쉽게도 한국어로는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니 일본어 또는 영어 설명을 읽어주셔야 하기는 하지만요. 아래에 2019년 당시 제가 보았던 조각 작품들 사진을 몇 개 첨부하였습니다. 제가 간 날은 내부 관람은 불가한 날이어서 내부 작품은 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펠리컨이 모여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펠리컨을 호수의 한 섬에 풀어놓고, 사방을 그물로 막아두었습니다. 날아가지 못하게 막으려는 것 같은데, 좀 불쌍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안에서 잘 날아다니며 놀고 있긴 해서 그나마 다행이긴 했습니다. 가끔 사람 쪽으로 오는 펠리컨들이 몇 마리 있긴 합니다.
저는 동물원과 식물원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의 토키와 공원을 모두 돌아본 후 다시 토키와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토키와 역에 아예 토키와 공원역이라고 홍보 간판이 붙어있었네요. 토키와 역은 보시는 것처럼 선로가 하나밖에 없는 역이기 때문에 한 승강장에서 양 쪽으로 가는 열차를 모두 타고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반드시 방향을 확인하시고 탑승해 주세요.
토키와 공원 가는 방법
바로 이전에 호후텐만구를 방문했기 때문에 저는 신야마구치 역을 통해서 경유해서 이동하였습니다. 호후 역에서 신야마구치 역까지는 산요 본선 재래선을 타고 다시 나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신야마구치 역에서 우베 선 재래선 열차를 탑승하면 되는데, 우베선 전 열차가 토키와 역을 경유하므로 오는 것 아무거나 잡아 타시면 됩니다. 다만, 배차 간격이 1시간에 1대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서 일정을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재래선 열차 시간이 너무 안 맞는다면, 신야마구치 역 앞에서 우베신카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시면 중간에 토키와 공원 근처에 정차하므로 이를 이용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편 하카타에서 바로 가는 경우에는 아사 역에서 재래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우선 신칸센으로 아사 역까지 이동한 후, 아사 역에서 산요 본선 재래선을 탑승하여 우베 역까지 이동합니다. 우베 역에서 우베 선 재래선으로 환승하여 최종 토키와 역까지 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재래선 배차 간격이 매우 길다는 점이 문제이며, 시간이 잘 안 맞으신다면 우베역에서 버스로 토키와역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야마구치 당일치기로 다녀온 토키와 공원과 호후텐만구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2곳밖에 소개를 해 드리지 못해 의아하실 수 있겠지만, 이 구간의 경우 이동 시간 및 배차 간격으로 인한 대기 시간이 많이 발생하는 경로이기도 했고, 각 스폿에서 시간을 오래 두고 둘러보았다는 점, 그리고 중간에 식사 시간까지 포함하다 보니 시간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토키와 역에서 출발한 이후 야마구치 역으로 이동해서 마지막으로 루리코지 5층 탑만 잠깐 둘러보고 나왔는데요. 이미 오후 5시 가까이 되어서 해가 다 졌기 때문에 더 이상 무언가 하기가 애매한 상황이어서 하카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야마구치현을 여행하실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동 및 대기 시간인데요. 지난번 글에서 보여드렸던 하기 방문기에서도 아실 수 있듯이 열차와 버스의 배차가 자주 있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스케줄을 잘 맞춰도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그래서 야마구치현의 여행 코스를 짜실 때에는 현실적으로도 당연히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스케줄 자체를 여유롭게 짜서 2~3곳 정도를 둘러보는 선에서 마무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 둘러보실 곳이 있다면 이틀 정도를 투자하시는 것도 좋고요.
마지막으로 야마구치현을 여행하는 큰 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야마구치현에서 방문할 만한 곳은 크게 5개 권역(하기 지역, 아키요시 동굴 지역, 야마구치 도심 지역, 우베 지역, 시모노세키 지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시모노세키 지역은 모지코 일대(큐슈)와 묶어서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라토 시장, 모지코 레트로 상점가, 칸몬 터널 등의 스폿이 있습니다. 처음에 시모노세키역으로 우선 이동, 역에서 버스로 가라토 시장으로 가서 가라토 시장의 초밥을 즐깁니다. 그리고 배를 타거나 칸몬 터널을 통해 모지코 지역으로 넘어가서 모지코 레트로를 중심으로 한 기타큐슈 일대를 돌아보게 됩니다. 여유가 있다면 추가로 고쿠라 역으로 가서 고쿠라성과 탄가 시장(대학 덮밥), 고쿠라의 쇼핑몰을 둘러보는 일정까지 포함하면 됩니다. 이 지역은 교통편이 아주 좋은 구간이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다 돌아봐도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의 일정 편성이 가능합니다.
다음은 우베 지역으로, 위에서 소개해 드린 토키와 공원이 메인이 됩니다. 토키와 공원을 돌아보고 어트랙션, 동물원, 식물원 등도 다 둘러보는 일정을 짜신다면 최소 반나절, 거의 하루를 다 쓰는 일정도 잡으실 수 있습니다. 거기에 토키와공원은 우베 공항이 위치한 쿠사에역으로부터 1정거장만 가면 위치하고 있어 공항 접근성이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입국 후 또는 출국 직전에 방문하는 스케줄도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 꼭 공항 때문이 아니더라도 토키와공원 자체가 꽤나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하기에 스케줄에 넣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이동 및 대기 시간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부분만 미리 인지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야마구치 도심 지역은 야마구치 역을 중심으로 한 곳들을 말하는데요. 위에서 소개해 드린 호후텐만구도 이 구역에 포함됩니다. 이외에 루리코지, 노다 신사, 야마구치 현립 미술관, 유다 온센 등이 포함되는 곳입니다. 처음 야마구치현을 방문하신다면 이곳들 위주로 돌아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키요시 동굴은 따로 한 구역으로 분리했습니다. 야마구치 역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유효한 JR패스가 있다면 무료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아키요시 일대는 아키요시동굴과 아키요시다이 정도만 둘러보면 특별히 더 볼 것이 없으므로 보고 다시 나오는 일정을 잡아두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기 지역의 경우 야마구치역에서 버스로 이동하거나 아사 역부터 우회하는 JR노선을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야마구치 도심에서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을 제일 신경 써야 하는 곳으로, 하기 메이린 학사, 쇼인 신사, 하기성, 도자기 거리 등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기 지역은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어, 그곳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작성한 글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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