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마지막 날인 5일차 아침이 밝았습니다.
4박 5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네요.
지난 5일 동안 남원, 여수, 순천, 대구, 경주까지
나름대로 알차게 돌아다닌 일정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부산 시내를 조금 더 둘러보고
마지막에 itx-새마을호를 타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지난 4일차 부산 시내 여행의 포스팅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4일 동안 숙소를 오고가며 보았던 부산 지하철 1호선 장전역.
이제는 이별할 시간이 온 것 같네요.
# 송도 해수욕장
장전역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송도 해수욕장입니다.
네이버에 그냥 "송도해수욕장"이라고 치면 포항에 있는 해수욕장이 나와서
"부산송도해수욕장"으로 검색을 하시는 게 더 정확하긴 해요.
해운대, 광안리와 더불어 부산의 3대 해수욕장으로 불릴만큼 유명한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이라고 하죠.
개장일이 무려 1913년 7월이라고 하니, 이미 100주년을 넘어섰네요.
사실 송도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마쓰시마"의 한자를 그대로 붙여 만든 것으로
따지고 보면 일제의 잔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해요.
하지만 이미 그 이름이 너무 고착화 되어 버린 상황인지라
이제와서 명칭을 새로이 바꾸는 것도 무리가 있다 보니 그대로 유지하고 있죠.
최근 송도 해수욕장이 다시 각광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 산책로 때문인데요.
"구름 산책로"라고 이름이 붙어 있는 바다 위의 길입니다.
운영 시간이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로 되어 있네요.
야간에는 사고 위험이 있어 폐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름이 "구름 산책로"라니, 굉장히 예쁘네요.
이런 다리 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바로 가운데를 투명하게 뚫어놓는다는 거죠.
이거 의외로 무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좀 계신 것 같긴 한데,
저는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바닷가 중간에 돌고래와 거북이 모양의 조형물도 세워 놓은 거 보이시죠?
송도 해수욕장이 2000년대 초반에 각종 이슈로 인해서 방문객이 많이 줄었거든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산시 차원에서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해요.
지금 소개해 드리는 산책로나 조형물도 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죠.
길을 쭉 따라 오면 전망대까지 오실 수 있어요.
여기도 끝 부분은 투명 강화유리로 되어 있네요.
괜히 여기오면 유리 위에서 몇 번 뛰어보게 되지 않나요? ㅎㅎ
전망대에서 찍어본 방파제와 다리 구도가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저 뒤에 있는 다리는 "남항대교"인데, 저 다리를 건너면 영도를 가실 수 있습니다.
영도에는 태종대, 흰여울문화마을 등의 여행 스폿이 모여 있는 곳이죠.
제가 지금 걸어온 구름 산책로가 있는 곳이 바로 "거북섬"이에요.
이름 그대로 거북이처럼 생겨서 거북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원래 이 산책로가 예전에는 "출렁다리"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의 콘크리트 산책로인 "구름 산책로"로 새롭게 건설된 것이랍니다.
송도 해수욕장의 또 하나의 명소가 바로 해상 케이블카인데요.
왕복 비용이 1인당 15,000원(투명 케이블카 20,000원)입니다.
솔직히 가격이 너무 비싸긴 하죠? 저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의견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굳이 타지는 않았습니다. 같이 탈 사람도 어차피 없거든요...ㅠㅠ
한 번 경험 삼아 타 보시는 건 추천드릴 만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위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 해안가의 풍경 자체는 꽤 좋다는 평이 많아요.
산책로를 나와서 구운 호떡이나 하나 사 먹었어요.
밥 먹기도 애매하고, 배가 그리 고프지도 않아서 말이죠.
하나에 1,5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맛은 나쁘진 않은데, 가루가 좀 많이 떨어져서...
# 흰여울문화마을
송도 해수욕장에서 흰여울문화마을까지는 시내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전부 자갈치시장 쪽으로 돌아서 가는 노선인지라 시간이 꽤 걸립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사진으로 보여드린 남항대교를 "걸어서" 건널 수 있더라고요.
심지어 건너서 조금만 가면 바로 "흰여울문화마을" 입구가 나옵니다.
3km 정도 되니 대략 40분 정도면 걸어갈 거리죠.
남항대교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도 꽤 괜찮을 것 같아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걸어서 가 볼 생각은 있습니다.
흰여울문화마을 역시 감천문화마을과 비슷한 사연이 있어요.
피난민들이 모여 살며 정착을 하게 된 곳이 바로 이 곳 흰여울문화마을이에요.
작은 집들이 좁은 구역에 밀집되어 세워져 있고 통로도 매우 좁은 게 특징이죠.
지금은 문화 마을로 지정되어 벽화가 그려지고 소품샵과 카페 등이 들어서며
상당히 활기가 찬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흰여울문화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군데군데 있는데요.
공통적으로 다 좁다는 건 특징이에요.
당연히 차량이 들어올 공간은 전혀 없죠.
흰여울문화마을에서도 마찬가지로 남항대교가 보이죠.
남항대교 왼쪽이 아까 지나온 "송도해수욕장" 부근입니다.
바다 경치는 아까 송도해수욕장 쪽에서 보는 게 더 예쁜 것 같긴 해요.
이런 식으로 해안가 절벽 위 쪽에 자리를 잡은 마을이에요.
저 맨 아래에 조성해 놓은 해안가길까지 각도가 정말 어마어마하죠.
담벼락 위에 올라가서 사진 찍으시는 분들 계시던데, 여긴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중간에 벽화나 문구도 많이 그려져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에요.
예술가분들이 직접 작업을 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죠.
개인적으로는 이 문구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유독 모여 있는 곳이 한 곳 있는데요.
유명한 "흰여울점빵" 이라는 카페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돌아가며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경치를 보며 먹는 토스트와 라면이 일품이라고 하네요.
이 시국에 기다리면서 먹고 싶진 않아 패스했습니다.
참고로 라면은 5,000원, 토스트는 3,500원이라고 하네요.
흰여울문화마을은 특별히 "무엇을 보겠다"라고 생각하고 오는 곳은 아니고,
가볍게 산책하면서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예쁘게 그려진 그림들, 아기자기한 골목의 감성을 몸소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옆으로는 아름다운 부산의 바닷가 풍경까지 더해지니깐요.
# 남천동 / 광안리
범죄와의 전쟁에서 배우 최민식이 이야기하죠.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라고 말이죠.
그 남천동이 바로 여기 남천동입니다.
여행객에게는 "빵천동"으로 더 익숙한 곳이기도 한데요.
수십 개의 빵집이 각각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빵집을 돌아다니며 맛보는 "빵천동 순례"라는 말도 있을 정도인데요.
처음에 가려고 했던 "어바웃제이"인데, 닫혀 있네요...
일요일에 쉰다는 이야기는 안 써 있던데, 정보가 부족했나 봐요.
그런데 굳이 여기가 아니어도 갈 곳은 많아서 바로 다음 빵집으로 이동~~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김영표 과자점"입니다.
여기는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있어서 좀 찾기가 애매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래도 도로변에 있어서 금방 발견했습니다.
여기는 "꽈배기"가 유명한 곳입니다만, 저는 다른 걸 샀어요.
이 엄청난 길이가 보이시나요? 바로 롱 소시지 빵입니다.
어제 나온 빵이어서 운 좋게 반값에 받아왔어요.
어차피 어제 빵이나 오늘 빵이나 그게 그거니까요.
이거 진짜 맛있어요. 진정한 단짠의 맛이 바로 이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도로를 빠져 나오면 보이는 이 곳!
위의 광안대교만 봐도 어디인지 알 수 있는, 바로 광안리 해수욕장입니다.
남천동이랑 광안리(민락동)가 붙어 있거든요.
그래도 보통 빵 사신 다음에 여길 지나서 가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 날이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추웠거든요?
바다에 들어갈 만한 날씨는 아닌 것 같았는데, 다들 많이 들어가시더라고요.
아이들은 수영하고 놀고, 어른들은 패들링 하면서 놀고,
뒤에 수상 미끄럼틀도 준비하는 게 보이던데...
발이라도 잠시 담그고 나올까 생각했는데, 바닷 바람 한 번 느끼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이로써 해운대, 송도, 광안리까지, 부산 3대 해수욕장은 다 방문하게 되었네요.
부산관광공사에서 남천동 빵집 지도를 만들어서 배포를 했거든요?
이거 다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생각보다 폐업했거나 당일 영업을 안 하는 곳이 많았어요.
일단 현재의 빵천동 지도는 아래에서 다운받으시면 됩니다.
www.visitbusan.net/board/download.do?boardId=BBS_0000007&dataSid=819&fileSid=727
가는 길에 다행히 발견한 스위스 제과에서 몇 개 빵을 샀어요.
제가 먹을 건 아니고, 집에 선물로 가져다 줄 빵들이었습니다.
# 부산역에서 집으로
이제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일만 남았네요.
제가 탈 열차는 17:16분 출발하는 itx-새마을 1012호, 서울행 열차입니다.
주말이라 내일로 티켓으로 예매할 수 있는 ktx 열차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아쉽게도 ktx 승차권 1회는 여기서는 쓰지 못했습니다.
대신 itx-새마을이 있으니, 이걸로라도 만족해야죠.
그리고 이건 한 가지 팁인데요.
혹시라도 부산역 출발 itx-새마을호가 매진되어 예매가 안 되시면,
"신해운대역"에서 출발하는 걸로 검색해 보세요.
이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좌석이 여유가 좀 있는 편입니다.
제가 오늘 탄 부산역 출발 itx-새마을호는 만석이었어요.
부산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는 냉모밀과 돈까스로 정했어요.
2층 푸드코트 가시면 먹을 건 많습니다.
제가 탈 itx-새마을호가 벌써 역에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떠나기 정말 아쉽더라고요.
나름 4박 5일동안 재미있게 놀았는데, 이제 돌아가야 한다니...
마지막으로 부산역 표지판과 함꼐 제 여행은 끝났습니다.
솔직히 생활에 너무 여유가 없어서 피곤함이 극에 달한 상태였는데,
뭔가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아주 좋았습니다.
# 마치며
남원, 순천, 여수, 대구, 경주, 부산.
이 정도면 갈 만한 곳은 다 돌아보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솔직히 강원도 쪽도 가 보고 싶긴 한데,
거긴 내일로로 가기엔 너무 철도가 별로여서 좀 고민이 됩니다.
일단 다음 내일로 목표는 전라도 순회로 잡은 상태이고,
여름 쯤에 시도해 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제 내일로 4박 5일 여행 포스팅을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가 여러분들이 내일로 코스 짜실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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